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인도다. 인도는 2023년 1분기에 6.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인도는 중국과 같은 인구 대국이면서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과학기술과 서비스산업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인도가 중국과 어떻게 경쟁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도, 중국의 경쟁자로 떠오르다
인도가 중국과 경쟁하는 분야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제조업이다. 제조업은 중국의 경제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었으며, 여전히 중국의 GDP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동력 비용의 상승, 환율 변동, 무역 전쟁 등으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다변화하고 있다. 인도는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메이크 인 인디아’라는 슬로건으로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2019년에는 기업소득세율을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낮추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라는 슬로건으로 자립적인 제조업 구축을 강조하며, 전략적인 분야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인도는 전자제품, 의약품,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둘째, 디지털 서비스와 기술이다. 디지털 서비스와 기술은 인도의 경제 성장의 다른 주요 원동력이다. 인도는 IT 서비스와 BPO (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으며, 이 분야의 수출액은 2019년에 1,470억 달러에 달했다. 인도는 또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놀라운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유니콘 (Unicorn,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상반기에만 16개의 신규 유니콘이 탄생했다. 인도의 디지털 서비스와 기술은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앱과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국의 기업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디지털 독점과 기술 도용에 대항하는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셋째, 에너지와 자원이다. 에너지와 자원은 인도와 중국 모두 경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자국 내에 충분한 에너지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에너지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모두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태양광, 풍력, 수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또한 전기차 시장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전기차는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이자,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 분야이다. 인도와 중국은 각각 전기차 생산과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넷째, 지역 안보와 국제 질서이다. 인도와 중국은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각각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 나라는 여러 갈등과 대립을 겪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예가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있는 국경 분쟁이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전쟁 이후로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군사적 충돌을 일으켰다. 인도와 중국은 또한 인도양에서의 해상 안보와 자유무역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거대한 인프라 구축 계획을 통해 인도양 연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라는 안보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또한 국제 질서와 규범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입장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다자주의적인 국제 질서를 지지한다. 반면,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주권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를 위해 국제 질서와 규범을 무시하거나 변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마치며
인도와 중국은 경제적, 기술적, 에너지적, 안보적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두 나라의 발전과 성공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나, 동시에 갈등과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도와 중국은 서로 적대적이거나 제로섬 게임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과 상생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두 나라 모두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공정하고 균형있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 인도와 중국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인도의 경제성장과 잠재력, 세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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